봉준호 감독 팬까지는 아니지만, 여러 영화를 재밌게 본 입장에서 특히나 SF영화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미키17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부터 엄청 기대했었거든요. 남들은 기생충이 최고일지 모르지만 저는 설국열차를 재밌게 봤고 드라마 설국열차까지 전부 봤기 때문에 설국열차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용산 아이맥스를 예매했습니다.
용산 CGV에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는 미키17 포스터입니다. 포스터는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아이맥스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9시 45분 조조로 예매했어요. 아이맥스는 좋은 자리가 엄청 빨리 나가더라고요. 저도 거의 일주일 전쯤 예매한 것 같은데, 중간 자리는 이미 없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스크린을 찍어 봤어요. 제 자리는 G12번이었습니다. 조금 앞쪽이고 살짝 사이드 자리였지만, 이 정도면 양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키17 후기>
일단 영화를 볼까 말까 망설이시는 분께 말씀을 드리자면, 극장에서 보시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아이맥스에서 보지는 마세요.
저는 SF 영화라고 해서 어느 정도의 볼거리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아이맥스에서 볼 만큼의 볼거리는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솔직한 느낌으로는 설국열차보다 밑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초반이 좀 흥미롭다가 중반에 지루하다가 후반은 볼 만하고 그렇습니다.
극장에서 본 걸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맥스에서 본 건 후회합니다.
이제부터는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 스 포 주 의 ------
<미키17 스포주의 후기>
일단 초반에 로버트 패틴슨과 스티븐 연 배우가 마카롱 가게를 차렸다가 망해서 빚을 지는 것으로 나오는데, 기생충에서 대만 카스테라 사업을 해서 망한 내용이 생각나면서 이걸 여기서 또 써?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카롱 티셔츠를 입고 사채업자에게 잡혀가는 장면은 뭐랄까 외국인 배우들과 묘하게 이질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요.
주인공 미키가 빚을 지고 익스펜더블(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사람)로 가게 되는 과정을 조금 다르게 풀어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키가 우주선에 탑승해서 익스펜더블로서 계속 일을 하는 장면들은 흥미진진한 편이었습니다. 중간에 지루했던 이유는 나레이션이 너무 많아요. 저는 설명이 많은 영화는 연출이 구리다고 평가하는 편인데, 미키17이 그런 느낌일 줄이야ㅠㅠ 사회 하층민인 미키의 이야기도 넣어야 하고, 정치적인 내용도 담아야 하고, 미키와 여자친구의 이야기도 넣어야 하고... 뭔가 몽땅 담으려다가 중구난방이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마크 러팔로가 맡은 정치인 역할도 너무나 전형적으로 멍청하고 오만한 정치인을 풍자하고 있어서 악역으로서 매력이 없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행성의 원주민인 크리퍼(벌레)와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둥글둥글한 크리퍼가 아르마딜로 느낌도 나면서 귀여웠어요ㅎㅎ 사실 행성의 원주민과 외계인의 입장에 있는 인간과의 대치는 이미 SF 영화에서 많이 보던 구조라 식상하게 느껴지긴 했어요.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미키18이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던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까지 계속 죽어왔지만, 이제는 리프린팅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미키18은 그래도 버튼을 눌러 희생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빨간 버튼을 누르면서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미키17은 미키 반스라는 이름을 되찾게 되지요. 이상하게 마지막에서 마음이 찡한 느낌이 들었어요. 새로운 행성에서 모든 미키를 사랑했던 여자친구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인데도요.
사실 제 생각에 진짜 미키는 맨 처음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익스펜더블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복제된 인간은 별개의 인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SF 영화를 보다 보면 복제인간은 굉장히 흔한 소재이긴 한데요. 이 영화와 비슷한 영화를 꼽자면 더 문(2009, 한국영화 아닙니다)이 있겠네요. 저예산으로 배우가 혼자 나오는 영화인데도 정말 수작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미키17도 장황한 설명과 정치적인 요소, 블랙코미디는 좀 줄이고 복제인간이라는 소재와 SF영화다운 볼거리에 좀 더 집중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쓰다 보니 혹평이 된 것 같은데,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고 아쉽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아요.
<미키17 해외 반응>
미키17의 해외반응이 궁금했는데요.
일단 해외 영화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지수 78%, 일반 관객 지수 73%라고 합니다. 기생충이 95%였다고 하니, 평이 썩 좋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죠.
해외 리뷰 사이트를 훑어보니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하는 반면에 내용과 구성에 대해 지적하는 평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소스라던가, 마지막 미키17의 꿈 장면이라던가, 마마크리퍼가 어떻게 미키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등 이해할 수 없는 장면에 대해 궁금하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손익분기점을 못 넘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아서 아쉬운데요. SF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국 SF 영화도 좀 재밌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댓글